사운드 오브 도너츠 (The Sound of Donuts)



신수현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한다. 흥미롭고 궁금한 것을 시각적 상징과 다이어그램, 인터페이스 등으로 표현하여 탐구한다.
The Sound of Donuts
전도성인 것같은 물체를 찾아서

수현은 처음에 서킷벤딩에 대해 전혀 몰랐다.
처음에는 어렵다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매우 쉽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전원과 출력장치 사이의 저항에 변화를 주면 고장이 나는 것이 아니라 뭔가 다른 일이 일어났다.

수현이 서킷벤딩을 처음 할 때, 새소리키트에 후레쉬라이트를 저항으로 사용했는데, 계속 소리가 조금씩 다르게 났다. 그녀는 재활용 전자 쓰레기로 악기를 만드는 김민아 작가에게 같이 더 다양한 전도체를 찾아서 연결해보자고 제안했다.

다행히 세운상가에는 전도체가 많이 있었다.
수현은 세운상가에 스터디를 오면서 항상 갖고 싶었던 재미있는 모양의 부품이나 금속 조각들, 청계천에서 주운 쓰레기, 나뭇잎 등을 연결해보기로 했다.
수현과 민아작가는 거의 해체되기 직전인 헤드폰을 돈을 주고 샀다. 어떤 것은 공짜로 받았고, 어떤 것은 줍거나 몰래 빌렸다.
그러나 그녀가 몰랐던 것은 이런 물체들이 전도체이기는 하나, 저항값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소리에 큰 변화를 줄 수 없었다.
또한 어떤 물체들은 전도체인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연결을 해보고 범인을 찾아야했다.
억지로 전도체로 만들려고 전도잉크로 칠해봤지만 잘 되지 않았다.
민아작가는 그래도 마지막엔 물체들을 모두 연결해서 연주를 해보자고 했다.
수현은 저항값이 반영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